영화 <서치>는 사라진 딸 마고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 데이비드의 모습을 아주 긴박하게 그려낸 스릴러 영화다. 홀연히 사라진 딸의 흔적을 찾기 위해 딸이 사용하던 노트북에 접속해 그간 활동했던 소셜 미디어를 털어 본다. 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SNS는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했다. 사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다소 제한적인 화면 구성에서 ‘유튜브’에 담긴 영상이나 컴퓨터에 저장된 사진들뿐 아니라 메신저, 영상통화, 이메일, SNS까지 다양한 형태의 도구들을 제한 없이 보여 준다. 노트북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보여 주며 영화 자체를 재치 있는 연출로 끌어간다. 러닝타임 역시 아주 적절한 100분으로 실제 ‘구글’에서 2년간 일했던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영화는 온라인 의사소통이라는 부분에 대해 집중하고 MZ세대인 딸 마고가 얼마나 디지털 세상에 빠져들어 살았는지를 보여 준다. 영화 <서치>는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아빠 데이비드의 마우스 포인터를 따라가도록 연출해 관객을 온라인 속으로 초대한다. <서치> 이외에도 SNS가 등장하는 작품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선보였던 학원 좀비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오준영의 ‘페이스북’은 살아남은 학생들의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였다. 자신들이 이렇게 살아남았으니 누군가 한 명이라도 SNS 피드를 보게 된다면 구하러 와달라는 일종의 구조 신호였던 것이다. 김혜수 주연의 <소년심판>에서도 소셜 미디어는 누군가를 위한 증거물처럼 작용하기도 했다.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들을 이처럼 소셜 미디어에서 찾기도 한다. 또한 현대 시점의 영화를 연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금 우리 시대의 소셜 미디어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 2000년대 초반부터 마이크로 홈페이지라는 정체성으로 한참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 역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종의 소셜 미디어였다. 모바일 트렌드와 글로벌 SNS에 밀린 뒤 한동안 사라졌다가 다시금 부활을 꾀하는 중이다. 싸이월드의 부재 속에서 우리는 모바일 시대를 맞이하게 됐고 ‘트위터’, 페이스북, ‘핀터레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경험하고 있다. 기존 메이저 언론사들뿐 아니라 ‘위키트리’, ‘인사이트’, ‘허핑턴포스트’ 등과 같은 인터넷 미디어들도 SNS를 통해 수많은 독자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텍스트 위주의 소셜 미디어는 급기야 사진과 영상으로 확장해 갔다. 크게 용량을 차지하지 않는 텍스트와 달리 고퀄리티의 이미지나 영상들은 아주 방대한 서버가 필요할 정도의 빅데이터로 변모해갔다. ‘메타’의 ‘인스타그램’, 구글의 유튜브 그리고 글로벌 쇼트 폼으로 자리매김한 ‘바이트댄스’의 ‘틱톡’까지 이 시대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표적인 SNS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기 위한 챌린지부터 유행이 되는 밈(Meme)의 양산까지 이러한 SNS가 기원이 되기도 하고 신박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렇게만 보면 SNS라는 것은 충분히 긍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하지만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 알렉스 퍼거슨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도 이야기한 바 있다. 유명한 누군가가 아무렇지 않게 올린 문구나 사진, 영상들이 논란의 여지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나온 이야기다. 피드 하나로 생긴 사회적 파장에 책임을 질 수 있느냐에 대한 언급을 붙이며 “SNS에 하나하나 신경 쓰기보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라”라며 뼈 있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영화 <서치> 역시 디지털 세상에 깊게 파묻힌 딸 마고를 이야기하며 디지털 디바이스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진짜 현실에서의 소통 부재를 꼬집기도 한다. 이미 세상은 디지털로 변화했고 그 중심에는 소셜 미디어가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SNS는 어떠한가. 내가 팔로우하고 있는 유명인들의 소셜 미디어는 건강한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통 자체가 인생의 낭비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건강한 소셜네트워크 라이프를 이어가도록 자기 성찰에 대한 노력도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