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에 따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다. E(외향형)의 경우 조용한 도서관이나 어두컴컴한 독서실에 혼자서 책과 씨름하는 것은 완전히 쥐약이다. 다양한 자극이 제시될 수 있는 공부 방법이 적합하다. 예를 들어 방 안을 빙빙 돌면서 발걸음에 맞춰 암기한다든가, 아니면 사람들이 오가는 카페 같이 적절한 자극과 백색소음이 있는 환경에서 효율성이 높아진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 함께 하는 공부도 유용하다. 그래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늘어난 재택근무의 경우 E에게는 상당히 답답하고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I(내향형)의 경우에는 외부 자극이 최소화되고 집중할 수 있는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때때로 인터넷 글을 보면 ‘카페에서 옆에 사람에게 공부하는 데 방해되니 떠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I가 본인의 특성이나 성향을 고려하지 못하고 E들에게 적합한 ‘카공’을 하다가 발생하는 전형적인 문제다. 그래서 재택근무가 I에게는 오히려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불필요하게 신경 쓸 자극이 적으며 내적 집중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J(판단형)와 P(인식형)의 경우에는 계획과 공부 순서에서 차이를 보인다. J는 공부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이 정해져야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패턴은 책을 읽는 방식에서도 나타나는데, 강한 J의 경우 목차부터 시작해야 하는 습관이 있기도 하다. P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공부를 하는 게 맞나 싶게 책상 위가 정신없는 편이기도 하며, 한 가지 주제를 지속적으로 집중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공부하다가 갑자기 다른 공부가 하고 싶어지는 것 같이 공부 순서 역시 산만한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차라리 여러 권의 책을 펴 놓고 아예 마음껏 번갈아 가면서 공부하라고 권하기도 한다.
공부도 일과 마찬가지로 가능한 편안한 상태에서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를 위해선 본인의 성격을 고려한 내적인 동기부여 및 성격에 적합한 공부 방법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공부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ESFJ는 스터디 그룹을 만들고 이를 주도하면서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리되, 본인이 상황을 리드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특히 E의 경우 남을 가르치며 공부하는 것도 좋다. 남을 가르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이들의 성향에 적합하며, 이는 공부에 더 몰입하는 내적 동기가 된다.
INTP나 ISTP의 경우에는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공부나 주제에 몰입하길 바란다. 주변에선 이들의 공부 주제나 방법에 대해서 ‘No Touch’하는 것이 좋다. 공부를 안 하는 것보다는 어떤 공부라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INFP나 ISFP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나 요구를 거절하기를 어려워한다. 그래서 자신의 내적 동기보다는 주변 사람의 요구에 따라 공부를 하기 때문에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어서 성과가 나지 않는다. 역시 주변에서 이들의 공부 스타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공부하다 스트레스받고 우울해지는 것보다 원하는 공부를 하도록 허락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
공부도 성격이다. 본인의 성격과 스타일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맞춘 공부 내용과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항상 도움이 된다. 가르치는 업이나 주변 사람을 공부하게 만들고 싶다면 그 사람의 스타일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춘 공부 방법을 안내해주는 것이 좋다. 이것이 MBTI를 활용하는 올바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