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과 성수동, 부산까지. 전국 곳곳의 평범한 벽들은 이들의 손에 의해 재탄생했다. 방탄소년단, 아이유 등 국내 연예인을 비롯해, 다양한 고객과 계약을 맺은 이 기업은 바로 ‘이프비 주식회사(이하 이프비)’다. 이프비 한종혁(37) 대표는 스트리트 아트(Street Art)를 활용한 아이템을 고안해 블루오션에 뛰어들었고 대한민국 유일무이 벽화 플랫폼, ‘월디(WALLD)’를 만들었다. 이에 기자는 한 대표를 만나 그가 이 세상의 벽과 소통하게 된 과정을 알아봤다.
한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아이디어가 생기면 곧바로 노트에 적어 아이템을 현실화시키자는 일념으로 살아왔다. 뉴욕 인턴에 이어 48개국 세계 여행까지 마친 그는 스트리트 아트와 그라피티(Grafiti)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됐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문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창업으로 이어졌다.
이프비의 강점은 ‘초반의 임팩트를 세게 남기는 것’이다. 보통의 기업과 다르게 월디는 2020년 출범 초반부터 고객에게 기업의 능력치를 굳게 증명해왔다. 한 대표는 창업 아이템의 능력을 시장에 각인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연남동에 아이즈원 김민주의 대형 벽화를 선보였다. 유명인의 벽화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결국 이프비는 한국에서 대형 벽화를 선보일 수 있는 기업으로 각인됐다. 이에 따라 한 대표는 자체적인 광고 없이도 능력을 인정받아 고객들을 꾸준히 유치할 수 있었다.
이곳의 직원들이 늘 웃으며 일할 수 있는 까닭도 ‘즐겁게, 신나게, 보람차게’라는 기업의 경영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3가지의 요소가 적합하지 않다면 일에 대한 의미를 찾는 게 어렵다고 생각했다. 또한 긍정적인 사고와 더불어 기업의 운영 원동력으로 “매일 일기를 작성해 다짐과 후회의 반성을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한 대표의 일상은 기록되고, 반성하며 돌아볼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한 대표는 상업적 목적에서 벗어나 월드비전, 보육원 등과 협약한 비상업 프로젝트도 진행해왔다. 그는 “이왕 하는 거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순수 미술 전공자들의 수익 증대, 임차인들의 임대료 지원, 지역 상권 활성화를 비롯해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러한 의지에 따라 음주운전 금지 캠페인과 같은 다양한 공익성 벽화 제작도 준비 중이다. 이프비에 남겨진 영원한 소셜 미션은 “우리 사회의 벽은 벽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도시와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그의 창업 신념이다.
또 월디는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발맞춰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채널링 퍼블리싱 벽화'를 앞두고 있다. 그는 “가상 세계에 있는 NFT를 현실 어떤 곳으로든 소환할 수 있는 벽화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최종 목표로 “벽 하면 월디가 생각났으면 좋겠다”는 진솔한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무엇이든 많은 경험을 해두라고 일렀다. 그는 “자기가 정말 좋아하고 오래 할 수 있는 것을 일찍 깨닫는 건 소수”라며 경험이 많을수록 자신과 적합한 것을 더 빠르게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