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은 시간과 공간을 판매하는 영역이다. 일반적인 업소는 실체를 지닌 ‘물건’을 판매한다면 숙박업소는 특정 시간동안 정해진 면적을 제공한다는 차이가 있다. 평일, 주말, 성수기 등 시기에 따라 가격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도 특징이다. ‘벤디트’는 객실 배정부터 클라우드화, 키오스크까지 숙박업소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동작할 수 있게 운영 시스템을 제공하는 자동화 솔루션 개발 기업이다. 비대면화를 넘어 무인화로, 시공간을 관리하는 사업으로의 확장을 꿈꾸는 벤디트의 이준규(28) 대표를 만나봤다.
이 대표는 중학교 재학 시절 기술적으로 구현하고 싶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사업임을 깨달았다. 그의 첫 사업은 고등학교 입시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과 ‘가상서버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었다. 8천여 명의 사용자를 보유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대학 진학과 군대 등의 이유로 폐업을 결정했다.
이후 건국대 소프트웨어학과에 진학한 그는 휴학 후 정보 보완 솔루션 업체에 취업해 4년 간 근무하며 또 한번의 창업을 준비했다. 이 대표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단순히 기술을 적용하고 발전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프로젝트 제작과 진행 과정에 대해 익혔다”며 경험을 체화하는 과정이 중요함을 이야기했다.
정보 보안 분야가 정부 의존 사업이라는 점, 매출을 자체적으로 제작할 수 없다는 점 등에서 한계를 느낀 그는 기업을 나서며 창업의 길로 다시 들어섰다. 퇴사 직후 대행 서비스에 흥미를 느껴 여러 사업을 시도하던 중, 첫 창업을 같이 했던 이재승 공동 대표와의 대화에서 벤디트 창업 아이템을 떠올렸다.
이 공동 대표는 “당시 운영하고 있었던 숙박업계의 명확한 한계가 존재했다”며 “객실 관리 프로그램의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아 무인화가 되지 않는다”는 고충을 이 대표에게 토로했다. 또한 키오스크 기반 사업이라는 특수성이 있기에 창업 자금 마련도 쉽지 않았다. 이 대표는 창업진흥원의 ‘기술혁신형 창업 기업 지원사업’과 폐업 이력이 있는 이들을 지원하는 ‘재도전 창업 패키지’에 참여해 지원을 받았다.
그는 당시 의뢰받았던 스터디 카페의 키오스크와 클라우드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6개월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결국 최적화에 성공한 그는 이를 숙박업에 적용해 벤디트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비단 숙박업에 그치지 않고, 시공간을 관리하는 사업 전반에 확대해 더 많은 종류의 산업을 운영 자동화를 통해 현장의 고충을 없애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벤디트 이전 창업에서 얻은 것이 있냐는 질문에 “이전의 시도들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실패하지 않는 것만 두려워하며 도전하고 발전하라”고 답했다. 또한 “초기 창업자들이 자기 아이템에 매몰돼 잘못된 애착을 가지는 걸 경계해야 한다”며 특정 시장과 아이템에 몰두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