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팬으로서 속편으로 돌아온 <블랙 팬서>에 대한 기대감이 꽤 크다. 전작에서 활약했던 배우 채드윅 보스만의 부재가 공허하게 남기도 하지만 예고편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겨줬기 때문이다. 채드윅 보스만을 다른 배우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블랙 팬서>와 MCU 세계관에 짙게 새겨진 채드윅 보스만의 존재를 더욱 존중하는 듯 느껴지기도 했다. 블랙 팬서의 세대교체와 더불어 포스트 아이언맨이라 불리는 아이언 하트의 등장만으로도 이를 손꼽아 기다리기엔 충분하지 않을까.
블랙 팬서의 슈트를 입고 활약하게 될 슈리는 전작에서 천방지축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천재적 재능을 갖고 와칸다 과학기술의 중심을 이끄는 인물이다. 그와 더불어 ‘포스트 아이언맨’으로서 세대교체를 이루게 될 아이언 하트가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등장한다. 리리 윌리엄스가 포스트 아이언맨으로 거듭나게 되리라 추측하게 되는 이유는 토니 스타크처럼 MIT의 천재 공대생일 뿐 아니라 아이언맨 슈트와 유사한 비행 슈트를 뚝딱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얼마나 강력하게 활약할진 알 수 없지만 리리 윌리엄스가 아이언 하트로 탄생한다는 사실 역시 이 영화에서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될 것 같다.
토니 스타크가 입었던 나노 슈트는 사실 오버 테크놀로지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비행이 가능한 추진기를 달고 이륙하는 경우들을 유튜브 영상에서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이를 제트팩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사람 몸에 엔진을 부착해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1인용 비행 장치를 말한다. 제트엔진 또는 로켓 등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아이언맨 슈트처럼 몸에 딱 맞는 수준도 아닐뿐더러 가격도 비싸고 종일 날아다닐 수도 없다. 군용으로까지 개발 중이라는 제트팩의 연료나 추진기가 소형화된다고 하면 ‘로켓티어’라도 된 듯 개인용 비행 장비로 거듭날 수도 있다. 이러한 장비는 곧 웨어러블 로봇과 접점을 가진다. 무거운 물체를 들었을 때 웨어러블 로봇이 힘을 더해 거뜬하게 들 수 있도록 돕는 경우가 있다. 물류 및 배송 분야에서 로봇을 쓰는 경우들이 다반사이지만 사람이 직접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다. 웨어러블은 입고 벗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로보틱스 기술이 포함되는데 산업현장이라던가 군수 분야를 넘어 신체 약자를 위한 의료공학 분야에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결국 로봇공학과 기계공학, 의료공학까지 기술이 융합되는 것이다.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이 치료받고 재활하는 경우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보행 기능 회복을 위한 보행 보조 로봇도 존재한다. 환자의 의지와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보행 보조 로봇이 상당 부분 힘을 더해주면서 재활을 돕는 것이다. 실제 병원에서도 로봇을 이용해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로봇재활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보행 장애의 원인이 되는 부분들을 찾아 워크봇(Walk-bot)이라 불리는 웨어러블 로봇과 신체가 결합해 앞으로 한 걸음 내딛는 모습은 놀라울 정도였다.
사실 아이언맨의 슈트는 토니 스타크라는 인간을 더욱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증강 인간의 개념이기도 했다. 아이언 하트 역시 아이언맨의 세대교체를 이루게 될 인물이고 그가 입은 슈트 역시 이전보다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굴 속에서 만들어낸 최초의 아이언맨을 생각해보면 나노 슈트는 그야말로 점진적 발전을 이룬 셈이었다. 현실에 존재하는 웨어러블 로봇 또한 진보할 기술에 힘입어 장애를 겪은 사람들에게 기적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