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생칼럼 주제가 ‘메타버스 아바타 인격권’이라는 공지를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그간 딱히 생각해 본 적 없는 주제였다. 메타버스라는 개념 자체도 생소할뿐더러, 아바타의 인격권에 관해선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신문의 경제면에 ‘주목할 만한 미래산업’ 정도로 메타버스가 자주 소개된다는 점과 이 공간에서 최근 어린이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법 행위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정도가 주제에 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 주제에 대한 필자의 무지를 고백하며 칼럼을 시작한 것은, 메타버스 아바타 인격권 문제의 주요한 부분이 일반 대중의 ‘무관심’ 혹은 ‘무지’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아바타의 인격권을 논하기 전에, 개념 자체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다. 기성세대, 아니 대학생들만 하더라도 일상의 대화 속 메타버스가 주제가 되거나 이를 소통의 공간으로 삼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인크로스’의 「미디어플래닝을 위한 타켓 리포트 10대 30대 편」에 따르면, 메타버스를 이용해 본 적 있다고 응답한 30대는 30%에 그쳤다. 그마저도, ‘모여봐요 동물의 숲’ 같은 게임을 메타버스라고 본 결과이기에 실제 이용률은 더 낮을 것이다. 반면 10대의 경우 응답자의 94.7%가 이를 이용해 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30대 이상의 기성세대의 경우, 메타버스 아바타 인격권에 대한 논의 이전에 그 개념 자체가 어색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문제들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 메타버스에서 10대 청소년의 아바타에게 다른 사용자의 아바타가 접근해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언론 보도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 속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방지하기 위한 움직임도 시작됐다. 지난 6월 법무부는 메타버스 아바타의 인격권에 관한 부처 차원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이를 소통의 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머잖은 시점에 메타버스가 각계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대중들도 메타버스 아바타의 인격권 문제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이 문제를 정부 혹은 기업에 맡기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아닌, 책임 있는 기관들의 올바른 정책 결정을 위해 계속해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