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 의미 되새겨 준 ‘학식’ 취재
학보사 의미 되새겨 준 ‘학식’ 취재
  • 송주연 기자
  • 승인 2023.04.04 14:25
  • 호수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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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이번에도 봄이 왔다. 나는 봄이 정말 좋다. 청명하고 따듯한 바람이 겨우내 찬바람에 쓸쓸히 버티던 고목들에 활기를 띠게 하고 우리의 마음속에도 왠지 모를 설렘을 심어주는 봄이 좋다. 그러나 이번 봄은 나에게 더욱 특별하다. 정기자로서 보내는 첫봄이기 때문이다.


벚꽃이 역대 2번째로 예년보다 2주 먼저 폈다고 한다. 그 덕분에 나는 마감에 쫓겨 제대로 된 벚꽃 구경을 가지 못했다. 강의를 오가며 학교에 핀 꽃들을 구경하고 도서관에서 내려다보는 벚꽃이 전부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봄의 설렘을 느끼고 있노라면 처음 신문사에 입사했을 때가 떠오른다.


은은한 잉크 냄새와 더불어 오랜 신문에서 묻어나는 먼지들. 앞으로의 내가 몸담아야 하는 곳이라는 뿌듯함과 부담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2학년 2학기, 신문사를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학년이기에 신문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기자는 고등학교 시절 신문부와 대학교 1학년 시절 신문 동아리를 한 적이 있다. 사실 신문사를 처음 지원할 때 그동안 경험했던 것과 얼마나 다르겠냐는 안일한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수습 시절을 보내고 정기자를 지내는 지금엔 그 시절 내 생각이 부끄럽다.


학교를 대표하는 ‘학보사’의 기자라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설레고 벅찬 일이다. 이번호 학생식당 교내 기획 기사를 취재하며 학우들을 위해 존재하는 학보사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겼다. 하지만 한편으로 가슴이 저렸다. 우리가 자부심을 품고 일하는 신문의 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고 현재 많은 대학 언론이 존립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많은 학생 기자가 겪는 불안함. 그것은 대학 언론의 위기와도 연관돼 있다. 많은 학우가 신문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 학생 기자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점점 힘을 잃어가는 신문사. 하지만 이러한 불안함 속에서도 내가 지켜낸 오직 단 ‘하나’의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나’다. 기자는 신문사에 입사할 때 견디기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나 자신을 잃지 말자는 신념을 가지고 들어왔다.


신문사를 하며 힘들고 벅찬, 학생 기자로서 정체성이 흔들리는 위기가 여럿 왔다. 하지만 나를 절대 잃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은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단 하나의 가치이자 나를 지탱하고 버티게 했다. 신문사 활동은 어떤 고난이 와도 나를 방해할 수 없는 든든한 ‘나’를 만들어줬다. 앞으로도 나는 내가 옳다고 믿는 오직 단 ‘하나’의 신념을 지켜나갈 것이라 다짐한다.

 

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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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ooyeo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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