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신문을 넘어, '보는' 신문을 위해
'읽는' 신문을 넘어, '보는' 신문을 위해
  • 김민서
  • 승인 2023.05.09 14:54
  • 호수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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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 기획부장

하얀 백지에 이야기를 꾹꾹 담아가야 했던 대학교 1학년, 과제라는 단기 목표에 질려 내 스스로 능력을 입증시키고 싶은 마음이 커졌을 때였다. 불현듯 단대신문 공고를 본 것이 생각이 나 지난 3년간 작게 나마 쌓아 올린 포트폴리오를 내고 지원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그래픽 디자인의 사용법을 까먹지 않기 위해 했던 도전이었다.


신문사에 들어오고 나니 일러스트를 의뢰한 취재부의 뜻대로 나오지 않아 버려지는 작업물이 많았다. 연 이은 피드백에 지치기도 하며 스스로 낙담하는 시간도 잦아졌다. 첫 일러스트를 맡았을 때 피드백의 피드백을 거치면서 스스로에게 실망을 했다. 하지만 더 나은 작품을 위해 타 신문을 참고하다 보니 점차 피드백이 줄어들었다. 단순히 컴퓨터 사용에 더 익숙해지려 들어온 ‘단대신문’이 이제는 자부심으로 돌아왔고, 이제는 기자 스스로의 능력을 점검하고 이를 최대한의 퀄리티로 만들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게 됐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기자의 전공과 취재부로부터 주어지는 콘티로 작업을 하는 업무 사이의 거리감이 처음엔 꽤 크게 느껴졌다. 수습기자 시절 전공 작품이 일러스트화 되는 것을 느끼고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전공과 신문 그래픽의 차이를 두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회화와 일러스트의 차이는 명확하기에 이를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이 기자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업무였다.


신문에서의 디자인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색 배열과 폰트, 구상 등 신경 쓸 것이 많다. 잘 몰랐던 수습기자 때는 오로지 취재부의 바람대로 진행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독자의 눈에 더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디자인을 알게 됐다. 그러다 보니 콘티 그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자의 의견을 조금씩 더했고 그렇게 의견을 모아 일러스트의 구상을 재정비하니 더욱 깔끔한 디자인이 나왔다. 


기자는 신문사에서 신문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와의 협업을 통해 타협점을 찾고 자신의 디자인을 객관화하고 성장시킬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일찍이 배운 것이다. 


앞으로도 들어올 디자인부 기자들 또한 수많은 피드백을 받을 테고 심지어는 자신의 작업물이 없었던 일로 되는 순간도 마주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있어야 좋은 결과물과 성장이 있기 마련이다. 신문사를 거쳐갈 다른 디자인부 기자들 또한 이 곳에서의 활동이 단순 신문을 제작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각적인 측면에서 독자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스스로 작업물을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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