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를 찍는다는 게 이토록 어려운 일인 줄 몰랐습니다.
수습기자 시절 선배 기자들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 마감 시간 직전까지 혼자서 글을 다시 읽어보길 반복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물론 그래도 혼나는 건 매한가지였습니다. 지금도 다르진 않습니다. 조금만 더 생각하면 더 나은 문장을, 더 괜찮은 문단을,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 마침표를 찍는 걸 망설이고 있습니다.
어떠한 활동을 끝까지 한다는 것도 쉽진 않더군요. 처음 신문사에 입사했을 때, 2년 6개월 동안의 학보사 생활은 막막하게만 보였습니다. 하지만 어리숙한 수습기자를 이끌어주신 선배들, 늘 힘이 돼준 81기 동기들, 부족한 선배임에도 묵묵히 따라준 후배들, 늘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신 양영유 교수님과 전종우 교수님 덕에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저에겐 너무나도 과분하고 고마운 인연들입니다.
먼 훗날 누군가 저에게 대학 시절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학보사 생활’이라 답할 겁니다. 동기들은 가끔 제게 학보사 업무로 즐기지 못한 대학 생활이 아깝지 않느냐고 묻기도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생 기자로 활동하며 경험한 값진 기억들이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30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왔기에 힘들지 않았다고는 못하겠습니다. 끊임없는 회의와 취재, 마감과 조판은 언제나 쉽지 않았습니다. 그만두고 싶었을 때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뿌듯함을 얻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에게 들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글로 실어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학생 기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학생 독자들의 궁금증을 대신 묻고, 이에 대한 답을 전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제 글이 독자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 저의 학생 기자 활동이 학생 사회와 대학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다면, 과연 이보다 더 보람찬 활동이 있을까요.
이제 저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단대신문 생활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단대신문 신동길’이라는 말도 더 이상 할 수 없겠네요. 그러나 단대신문은 계속될 겁니다. 지금도 훌륭한 기자들이 열심히 다음 신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한 명의 독자로 돌아가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단대신문’ 신동길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