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설 62년 만에 첫 하반기 모집… ROTC에 무슨 일
창설 62년 만에 첫 하반기 모집… ROTC에 무슨 일
  • 구예승·김연희·김예은·서희
  • 승인 2023.09.19 16:21
  • 호수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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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원 경쟁률 1.6대 1
전반기에 72%가 정원 미달
“복무 길고 급여는 병사 수준”
우리대학도 21일까지 모집
우리 대학 죽전캠 평화의 광장에 설치된 학군단 하반기 2차 모집 공고를 학생들이 보고 있다.사진=서희 기자
우리 대학 죽전캠 평화의 광장에 설치된 학군단 하반기 2차 모집 공고를 학생들이 보고 있다.사진=서희 기자

“병사의 환경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데, 우리는 제자리 걸음이었습니다”

재학생 A씨는 기대감을 품은 채 학군단에 지원했지만, 결국 임관을 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됐다. 병사의 처우는 좋아지는 반면, 초급간부에 대한 처우는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1961년 창설된 학생군사교육단(이하 학군단)은 어느덧 6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최일선 장교 양성기관이다. 그러나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올해 지원 경쟁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추가모집을 진행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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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민서 기자

올해의 전반기의 경우 전국 109개 대학 학군단 중 72% 이상이 정원에 미달됐다. 수도권 대학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서울대 6명, 고려대 2명, 연세대 11명을 예시로 42곳 중 약 86%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현재까지는 모집 인원보다 지원자가 많은 상황이지만, 입영 후 중도에 포기하는 후보생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에 군 초급장교 충원 문제는 심각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복무기간은 길고, 처우는 열악해
학군단의 상황이 지지부진인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요인으로 긴 복무기간을 꼽을 수 있다. 학군단의 복무기간은 24∼36개월로 일반병사의 복무기간이 육군·해병대 18개월, 해군 20개월, 공군은 21개월임을 고려했을 때 훨씬 더 길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교에서 학업을 병행하면서 별도로 군사훈련을 받아야 하므로

일러스트 김민서 기자
일러스트 김민서 기자

 

실제로 체감하는 복무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어 지원자들에게는 더욱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두 번째 요인은 초급간부에 대한 미흡한 처우다. 정부는 2025년까지 장병 월급을 증가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병장 월급을 165만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며, 궁극적으로 2025년까지 병장 월급을 205만원으로 인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장교 첫 임관 계급인 소위 1호봉 기본급은 올해 기준 178만5000원이다. 이러한 정책은 병사들의 월급이 간부의 월급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을 초래할 수 있어 초급간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는 간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통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2020년까지 군 간부의 직업 추천 의향은 지속해서 70% 내외를 유지했지만, 2021년에는 58.8%로 전년 대비 8.3% 감소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노후생활 보장’과 ‘신분보장’ 측면에서 군인이 유리하다고 평가한 반면, ‘보수’와 ‘근무 환경’은 상대적으로 군인이 불리하다고 평가하는 응답 양상이 나타났다. 실제로 군인 당직 근무비는 평일 일 1만원, 휴일 2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경찰과 소방직 공무원의 당직 근무비가 각각 3만원, 10만원인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또한 초과 근무 시간의 상한선도 존재해 근무 시간이 일일 4시간, 월 67시간을 초과하면 수당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이다.


학군단을 중도 포기한 재학생 B씨는 “병사로서 군에서 복무하는 것과 학군단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병사로 군복무를 하는 것이 나은 판단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라며 “국가적 수준에서의 초급간부 지원을 통해 병사와는 엄연히 차별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는 어떤 노력을 하는가
국방부는 ‘2023~2027 국방중기계획’에서 작전·전투 분야를 중심으로 숙련된 간부 1,000명을 증원할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다시피 현 상황은 이에 전혀 부합하지 못한다.


이에 국방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초급간부 복무 여건 개선을 앞세웠다. 더이상의 지원율 하락을 방지하고 우수한 인재를 창출하기 위함이다. 예산안에는 장교 기준 단기 복무장려금을 900만원에서 1200만원까지 인상하고, 주택 수당 또한 직·간접 주거 지원을 받지 않는 3년 이상 근무 간부에게만 지급했으나, 대상을 확대해 3년 미만 간부까지도 지급할 것으로 계획됐다.


주거·의료 등 병영생활 측면에서는 미래세대 장병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9~10인실 기준 병영 생활관을 3~4인실 기준으로 지속 개선하고, 1인 1실 간부 숙소 조기 확보를 위해 공사 기간이 짧은 모듈러형 간부 숙소를 확대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가할 예정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총 5천620억원을 예산으로 편성했으나 예산 당국에서는 예산안의 3분의1 정도만 반영한 1천998억원만을 받아들여 계획한 사업의 일부만 진행하게 됐다.

 

우리대학, 생활관 우대 등 혜택 다양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대학 또한 이달 21일까지 추가 모집 지원서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대학 학군단은 죽전캠퍼스 제125학생군사교육단과 천안캠퍼스 제1251학생군사교육단이다. 학군단 후보생은 대학교 장학금·군 장학금·ROTC 동문 장학금 등의 다채로운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천안캠퍼스 학군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위 전역 시 기본급과 수당, 퇴직금을 포함해 평균 4,500만원의 저축이 가능하다. 우리 대학은 이에 더해 생활관 우선 입사 지원, 학군단 내 체력단련실과 열람실 지원 등의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학군단 생도 C씨는 이러한 혜택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학군단 내 다양한 활동을 통해 리더십이나 자신감, 협동심, 집단 지성을 배울 수 있으며, 훈련을 마쳤을 때에는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애국심’으로 청춘 바치는 시대 끝나
이어 C씨는 “군대에서 병사들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을 지휘할 장교들이 없으면 국방이 강해질 수가 없다”며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애국심’만으로 군인을 결심한 초급간부들을 위해 환경이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내에서 정복을 입고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쉽사리 볼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학군단 지원 경쟁률 감소에 따른 우수한 초급장교 인력을 확보하는 것에 지속적인 차질이 생긴다면, 대한민국 국방력의 근간은 위태로울 것이다.

 

 

구예승·김연희·김예은·서희 기자 dkd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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