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가 든 우리 안에 다람쥐를 넣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거의 모든 다람쥐는 본능적으로 쳇바퀴 위를 열심히 달린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떨까? 어느 날 갑자기 러닝머신을 거실에 무료로 설치해 준다면 말이다. 한동안은 호기심과 ‘공짜 효과’로 러닝머신을 열심히 이용하겠지만 곧 시들해질 것이다. 아마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인간이 천성적으로 운동에 매력을 느끼는 것도 자연의 이치이며, 본능이지만, 안타까운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보다는 소파의 안락함과 달콤한 간식의 유혹에 무장해제 되고 만다는 것이다.
2006년 스웨덴에서 쌍둥이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가 있었는데, 유전자를 100% 공유하는 일란성쌍둥이들이 50%만 공유하고 있는 이란성쌍둥이들보다 같은 여가 활동을 즐기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고 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과 소파에서 TV를 즐기는 사람의 차이는 단순히 게으름이나 의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타고난 유전자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말이다. 과학자들은 선천적으로 운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들은 운동을 해도 쾌감을 경험하는 비율이 낮다고 한다. 운동을 할 때 정서적으로 느끼는 보상 체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은 애초에 물려받은 기질에 순응하고 그대로 받아들여 그저 본능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타고난 DNA에 순응해야만 하는 걸까? 애초에 운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기질을 가진 사람은 매력적인 외모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인가? 성급한 운명론에 빠질 필요는 없다. 운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유전자를 타고났다고 해도 내 삶 속으로 운동이 스며들게 하는 방법은 있다.
습관들이기는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그것을 삶 속에 받아들이는데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하나의 습관이 형성될 때 좋은 행동인지 나쁜 행동인지 우리의 뇌는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군것질하며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누르건, 운동화를 신고 산책을 나서건 우리의 뇌는 구분하지 않고 습관화시킨다고 한다. 그러므로 습관 형성은 복잡한 메커니즘이 아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한번 습관으로 고착되면 그만큼 바꾸기 어렵다는 말이다.
하나의 행동을 습관화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개인 성향과 주어진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하는데, 관련 연구에 따르면 짧게는 18일에서 길게는 254일까지 걸린다고 한다. 이제 눈 딱 감고 습관 만들기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삶의 방향은 우리가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소파에서 리모컨을 누를 것인가, 아니면 운동화를 신고 현관을 나설 것인가.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