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게 단대신문의 시작은 미련이었다. 언론에 종사하고자 하는 해묵은 꿈과 함께 학창 시절 언론 관련 동아리 활동을 했지만, 더 이상 언론과 관련 없는 분야를 전공하게 됐다. 그렇기에 전공과는 상관없는 ‘단대신문’이 기자에게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마지막까지 지원을 망설이던 기자를 움직인 것은 ‘그대의 열정을 단국의 역사로’라는 슬로건이었다. 내가 다니는 학교의 역사를 만드는 일에 일조할 수 있다는 슬로건이 망설임을 멈추고 지원서를 작성하게 만들었다.
중간고사 기간이 끝난 후 시작을 알리는 2학기 속간호인, 이번 호에서 기자는 본지 5면의 대학가 야간 안전에 관련된 기사를 작성하며 다시금 단대신문의 슬로건을 되새겼다. 학보사 기사의 대부분은 우리 대학 재학생들과 긴밀한 연관이 있고, 이번 기사 역시 안전이라는 키워드로 학생 기자로서 목소리를 냈다. 해가 진 후 대학가 야간 취재를 위해 평소처럼 휴대 전화를 보며 걷는 것이 아닌 주변 고장 난 가로등이 있는지, CCTV는 어디 설치돼 있는지 둘러보며 확인했다. 학교에 입학 후 매일 걸었던 길이었지만 지금 기자가 하는 것이 취재 과정이라 생각하니 어깨가 무거워졌다.
야간 취재를 마치고 나서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한 부서에 몇 번씩 통화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글을 쓰는 과정과 기사를 쓰는 과정의 차이였다. 수습기자 시절 교내에서 무작위로 재학생을 대상으로 했던 인터뷰인 ‘웅담’ 코너에 담을 인터뷰를 위해 말을 꺼내는 것도 어려웠는데, 이번 취재를 위해 하루에도 열댓 번씩 통화하고 이제는 단국대학교 학보사 단대신문 기자라고 소개하며 인터뷰를 요청하는 일이 익숙해졌다고 느꼈다. 인터뷰가 불발되고 계획대로 취재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서 취재를 중단할 수 없다. 인터뷰를 통해 사실 확인 하지 못한 것을 거짓말로 꾸며 쓸 수도 없다. 이것은 신문의 본질이자, 기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처음 본지 지면을 봤을 때 이름뿐만 아니라 얼굴을 걸고 쓰는 이 `주간기자석'이라는 코너를 써보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이 코너를 쓰게 되니 무슨 말로 지면을 채워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아마 이름을 걸고 쓰는 기사의 무게를 비로소 알게 됐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의 신문이 나오기까지 드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시간은 신문이 가지는 책임을 더욱 견고히 한다. 기자에게 책임은 언제나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단어였지만, 기자의 노력뿐만 아니라 기사에 들어가는 모든 이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단대신문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고자 한다.
신이수 기자 2leesu@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