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잠은 회복과 충전이다. 이때 체온과 심박수는 최저치로 내려가며, 근육은 수축하고 뇌와 신경도 둔화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달리기 시험이나 뇌 반응 검사를 한다면 확신하건대 최악의 기록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 뻔하다. 냉장고에서 사과를 꺼내려다 양파를 집어내기도 하고, 둔해진 악력 탓에 계란을 떨어뜨려 아침부터 액땜을 치른 경험은 비단 필자만 겪은 일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낮아진 신체 활성도가 종일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맥 빠진 하루가 되지 않겠는가. 효과적으로 활력을 끌어줄 그 무엇이 필요하다.
지금의 일터로 옮겨오기 전만 해도 필자는 40분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했었다. 한창 자전거에 빠져있던 시기였으며 학교에 샤워 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쉽게 도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생활이 반복되던 중 기대치 않던 효과를 체험하게 됐다. 자전거로 출근한 날은 오전 내내 피곤함 없이 상쾌하게 지낼 수 있었고 업무를 볼 때도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몸을 움직였는데 정신이 맑아지다니. 비가 오거나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자전거를 탈 수 없는 날은 억지로라도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더 열심히 움직였다. 그렇지 않으면 컨디션이 처지고 활력이 떨어지는 것을 몸이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운동하면 체력이 고갈돼서 나머지 하루가 더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침운동을 실천해 본 사람은 안다. 체력은 퍼낼수록 차오르는 우물과도 같다는 것이다.
우리의 체력은 마치 우물과도 같다. 과거 시골에 가면 공동우물이 동네마다 있었다. 그 우물은 신기하게도 퍼내면 퍼낼수록 맑은 물이 솟아올라 이내 신선한 물로 가득 채워졌다. 그러나 오랜 세월 물을 퍼내지 않게 되면 오염돼 못 쓰는 우물이 돼버리고 만다. 체력이 이와 같다. 퍼낼수록 맑은 물이 차오르는 우물처럼 몸을 움직일수록 새로운 힘이 솟아나는 것이다. 몸을 움직여 에너지를 끌어내 소비해야 또다시 새로운 에너지가 채워진다. 아침 출근길의 활기찬 페달질이 밀도 높은 하루를 만들어 줬던 이유다.
학업과 아르바이트, 그 밖의 여러 이유로 아침운동이 쉽지 않음을 안다. 그렇다고 이 ‘좋은' 운동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목적지보다 한 정거장 일찍 내려 걷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다니기, 늘 걷던 길 대신 경로를 바꾸어 조금 멀리 돌아가기' 등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 누구나 알고 있는 대안이다. 다만 실천은 당신의 몫이다. 운동은 육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정신을 가다듬고 예리한 지성을 벼리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