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학문은 존재하는가?
제4의 학문은 존재하는가?
  • 이정수(몽골학4)
  • 승인 2023.12.05 14:55
  • 호수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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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군에서 우주군을 독립시켜 독립적인 군종으로 승격시켰다. 이는 우리가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3군 체제가 깨진 사례다. 이처럼 우리 관념 속에서는 오랜 기간 고정적인 틀로 자리 잡은 것이 많으며, 그 틀이 깨질 때의 충격은 몹시 신선하다.

 

그러한 틀 중의 하나가 학문 구분법이다. 일반적으로 학문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으로 구분한다. 인문학은 인간 현상, 사회과학은 사회 현상, 자연과학은 자연 현상을 대상으로 하여 탐구한다. 대개 이 3가지 학문 구분과 그 탐구 대상 이외의 것을 우리는 쉽게 생각하지 못하며, 그렇기에 이 3가지 학문 구분법은 불변하는 것으로 우리는 생각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4의 학문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 이후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과 학문적 발전이 가히 폭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인공지능학을 일반적으로 자연과학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인공지능에서 지능이라는 것은 외부에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존재를 모상한 의식이 형성되어 그것이 체계화되는 능동적인 과정인데, 이러한 인공지능을 다루기에는 자연과학이라는 틀이 너무나 협소하다는 것이다.

 

그 제작 과정은 자연과학적 연구방법론을 극한으로 쌓아 올린 것이지만, 인공지능이 실제로 구현되고 현실에서 작동하는 그 과정은 오히려 인문학적 관점으로 살펴볼 수밖에 없는 것이며, 인간과 인공지능과의 관계와 그 변화상은 사회과학적 관점으로 살펴봐야 한다. 그러니 기성적 학문 분류의 하위 학문 중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다.

 

미국의 과학사학자인 토머스 쿤은 기존 패러다임을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는 것이 과학 혁명이라고 했다. 우리 머릿속에 오랜 시간 자리 잡은 3가지 학문 구분법을 탈피하여 제4의 학문 탄생의 길을 열어본다면, 새로운 과학 혁명을 만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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