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일환 사업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개발 3년째에 들어섰다.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415만㎡ 규모로 반도체 팹(FAB) 4개가 건설될 예정이다. 2026년 12월 부지 조성에 발맞춰 내년 상반기에 팹 1기가 착공되며, 오는 2027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의 척추 사업으로, 기술 개발 및 생산 전 과정에서 제조사와 장비, 소재, 부품 업체 간의 공동 연구개발, 성능 분석이 필수다. 용인특례시는 국내외 우수 인재들이 선호하는 수도권에 위치해 있고, 반도체 기업 사업장과의 연계성이 높기에 클러스터 단지로 확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 남사와 원삼에 각각 360조원, 122조원을 투자한다. 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중 하나인 고덕 반도체 캠퍼스 증설에 120조, 기흥 반도체 연구 개발 단지 증설에는 20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600조원 가까운 투자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2030년 기준 월 770만장의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당의 반도체 공약 경쟁이 치열하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전폭 지원하는 것과 함께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지원을 강화하고, 반도체 개발 및 투자 인허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반도체 메가시티 조성, RE100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 모델 창출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60석의 선거구를 가진 경기도의 표심을 잡는 것과 더불어 한국의 반도체 위기론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언 용인특례시 반도체산단계획팀장은 “반도체 생산 종사자와 협력화 단지로 인해 ▶인구 유입 ▶세수 확보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김민주(융합반도체공) 교수는 “지방세의 증대로 행정과 복지 예산이 증가해 시민들에게도 이득이 된다”고 말했다. 이른바 ‘반도체 효과’가 용인시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상당하다. 약 193만명의 직접 고용 창출 효과와 지역 상권 활성화, 인프라 확대로 142만명의 간접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인력,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총 346만명의 직·간접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반도체 클러스터가 활성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김 교수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주변 지자체와 용수 문제 등이 원만히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원삼면 일대의 주민들은 지자체의 소통 미흡을 지적했다. 주민들의 동의 없이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거나, 발파로 인한 소음과 먼지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로 우리 대학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일까. 김 교수는 “물리적 접근성이 좋기에, 특성화 학과를 설립해 산학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산학 연계를 추진하면 기업 수요 맞춤 연구 개발이 진행되면서, 학생이 배출되고 해당 기업에 취업을 하면 다시 기업은 학교에 투자하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 대학이 반도체 특성화 대학으로 나아가는 촉발제가 될 수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준공되면 죽전캠 북쪽으로는 판교 테크노벨리, 서쪽으로는 광교 테크노벨리, 남쪽으로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위치한다, 이러한 입지 조건은 재학생들에게도 큰 이점이다. 김수현(기계공4)씨는 “우리 대학 내 반도체 관련 사업단이 있으면 산업체 현장 실습이나 인턴십이 활발해져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반도체소부장 분야 참여 대학에 선정돼 차세대반도체사업단과 전자전기공학부를 중심으로 반도체 분야 핵심 인력을 양성해 나가는 중에 있다.
황민승 기자 minwin@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