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보는 장소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설렘을 간직한 채 대학 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봄은 또다시 찾아왔지만, 익숙해진 교정에서 신입생 때 느낀 설렘은 이미 기자의 마음속에서 잊힌 지 오래다. 한 학기를 보내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땐 이미 단대신문 지원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단풍이 보이기 시작하던 그때까지도 이름 석 자 뒤에 붙는 ‘기자’라는 호칭의 무게를 잘 몰랐다. 호기롭게 지원한 뒤 어렵게 입사해 시작한 학보사 일은 당연하게도 순탄치 않았다. 그렇게 기자라는 호칭의 무게를 천천히 실감하며 20살의 가을, 겨울이 지났다.
1514호 본지 12면에서 다룬 4월 총선 현장 르포는 오랫동안 준비해 온 아이템이다. 총선에 출마한 후보를 만나 인터뷰하고, 용인시 수지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직접 가보고, 사전투표 현장을 취재하러 가는 모든 순간이 힘들지 않았더라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4월 총선 현장의 한가운데에 뛰어든 기분은 정말 뿌듯했다. 역사로 써 내려가질 한 장면을 내 손으로 직접 취재하고 글로 옮긴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짜릿했다. 후보를 인터뷰하며 선거 유세 관계자라는 오해도 받아보고, 바쁜 선관위 직원분들 사이에서 카메라로 현장 사진을 찍는 일은 기자가 아니라면 그 누가 경험해 볼 수 있단 말인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화요일의 만나요’와 ‘선배의 직장’ 취재도 기자에게 매우 뜻깊었다. 꿈을 이룬 선배들을 만나보고 이야기를 듣는 일은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도움을 줬다. 인터뷰 내내 취재원 본인의 직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기며 일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 많은 열정과 노력이 본인의 일을 너무나 사랑해서 나온다는 게 신기하기도, 공감되기도 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정말 그 자체로도 반짝반짝 빛났다.
본지 1면의 기사 외에도 수많은 보도 기사에 참여했지만, 교내외 취재원들을 만나는 일보다 지금 기자에겐 주간기자석을 써 내려가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중간고사를 치르고 나면, 어느새 매미가 우는 여름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또 한 번의 가을이 오고 겨울이 지나도 여전히 이름 뒤에 붙는 기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완벽히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언제가 됐든 난 기자로서 ‘취재’를 사랑할 것이다. 취재하는 나 자신이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
손유진 기자 newjeanson@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