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에 여름이 한층 다가왔습니다. 캠퍼스가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동안 단국의 생태계도 열심히 태동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내에는 고요히 앉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우거진 나무 아래 앉아 있으면 머리카락을 소심하게 스치는 바람이 여름이 왔음을 알립니다. 이렇듯 따스한 바람이 불어올 즈음엔 폭포공원 옆 정자를 비롯한 자연 아래의 쉼터에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혜당관 뒤편에는 남몰래 피어난 데이지꽃이 있습니다. 고작 몇 송이뿐이지만, 꽃들도 서로가 서로뿐임을 아는지 단란해 보입니다.
봄과 여름 사이의 단국
학교를 알록달록하게 만드는 데에는 하늘도 한몫합니다. 맑은 하늘과 선명한 구름선, 푸른 나무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은 다채로운 팔레트를 연상케 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엔 들샘길에서 하늘을 한번 올려다봐야 하는데, 그 이유는 끝없이 높은 하늘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가 중천에 뜨는 이른 오후가 되면 이곳저곳에서 까치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정문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인문관 건물까지 걸어 올라가는 길엔 한 번쯤 돗자리 깔고 누워보고 싶은 작은 숲이 있습니다. 그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총총 걸어가는 까치, 고양이, 다람쥐 친구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단국의 꽃내음
꽃향기로 가득 찬 단국을 거닐다 보면 학생회관 근처에서 아카시아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진달래 향기, 등나무꽃 향기, 아카시아꽃 향기를 맡다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집니다. 따스한 햇볕 아래에서 꽃 내음을 맡으며 풍성한 초록빛 나무를 봅니다. 예술관으로 통하는 굴다리를 지나 조금 걸으면 나오는 나무는 학생들이 지나다니며 한 번씩 시선을 빼앗길 정도로 풍성하고 아름답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벚꽃이 가득했던 율곡기념도서관 앞의 나무들도 새로운 옷을 껴입었습니다. 도서관 창문을 통해서도 짙게 깔린 녹음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인문과학관과 사회과학관 사이의 계단을 오르면 조그마한 정자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치과대학 방향으로 걷다가 나오는 장미공원 앞에는 학교의 자랑이기도 한 호수가 있어 거북이, 오리, 수달과 함께 다양한 수생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 지나다니는 길에는 이렇게도 많은 동식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연의 소리는 우리의 귀를 즐겁게 만들고, 자연의 향내는 우리의 코끝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시험 기간에도 자연은 그 자리에서 서서히 꽃을 피우고 싹을 틔웠습니다. 잠시 눈을 돌려 자신만의 속도를 가진 자연을 감상하면 분주한 마음에 평안이 깃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달 5일은 24절기 중 일곱 번째 절기인 입하였습니다. 5월은 봄의 마지막이자 여름이 시작되는 달입니다. 기온은 높아지고 나무는 더 풍성해집니다. 만물이 생장하는 여름, 오늘은 캠퍼스를 조금 둘러봐도 좋지 않을까요.
박단비·송지혜 기자 dkdd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