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기자는 디자인부 기자로 단대 신문의 일러스트를 담당하고 있다. 그저 주어진 일을 수행하기만 했는데 ‘주간기자석’을 통해 왜 디자인부 기자를 하고 싶었는지 다시 생각해 봤다. 다양한 매체들과 부서들이 있는데 왜 디자인부 기자가 하고 싶었을까? 바로 디자인부의 업무인 일러스트 제작, 즉 그림 그리는 것은내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기자는 어떤 계기가 생기면 그 계기를 타고 계단형으로 상승한다. 이것이 기자가 그림 실력을 닦아온 과정이다. 첫 번째 계기는 고3 때였다. 기자의 고3 시절 친구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 미대 입시생이었다. 그들은 손에 휴식 시간을 주지 않고 하루 종일 훌륭한 그림들을 그려냈다.기자는고3 때 이 친구들의 영향으로 난생처음 태블릿 PC를 이 용해 그림을 그려봤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그린 후, 그것을 SNS에 올렸다. 기자의 그림에 반응을 남겨준 유명인도 있었 다. 뿌듯함을 느꼈고,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었기에 실력도 점차 늘었다. 그렇게 그림은내가가장좋아하는일이됐고 잘하는 일이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선생님과 몇몇 친구들은 의아해했다. ‘고3이면 공부하기도 바쁜데 그림을 그려?’,‘ 미대 갈 것도 아닌데 이 시기에 그림 그리는 건 좀 아니지 않아?’ 기자가 직접 들어본 말이다. 이런 말을 듣다보니 점차 기자는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게됐다. 하지만 문득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리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고, 그림을 열심히 연습해서 그림 실력을 키우는 것은 시간 낭비하는 바보 같은 행동일까?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일이 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건 훌륭한 일이다. 결론적으로 기자는 미대 입시생 친구들의 그림을 보며 그림에 대한 욕심을 가지게 됐고, 연습해서 그림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학에 와서 그 그림들을 포트폴리오로 제출해 단대신문에 입사할 수 있었다. 누군가가 쓸모 없다고 여긴 행동이 기자에겐 중요한 계기가 됐다. 공부, 그림, 글쓰기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능력을 얻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을 써야한다. 모두가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능력을 차별하지 않았으면 한다. 좋아하는 일에 매료돼서 열중하는 것은 그 사람을 빛나게 만든다.
지난 1519호에서 자살 유족에 대한 편견 인식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한 일러스트를 작업했다. 사회적 문제를 꼬집는 기사를 시각화 할수 있는 작업물이라는 점에서 큰 뿌듯함을 느꼈다. 이번 1520호에서는 무섭게 치솟는 물가상승과 이로 인한 서민들의 부담감에 대한 만평을 그렸다.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언급한 그림이라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단대신문 덕에 좋아하는 일이 잘하는 일을 넘어 ‘나만의 일’이 됐다. 단대신문은 기자의 실력을 키워주는 소중한 두 번째 계기이다.
이다영 기자 da0_oi@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