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문화재’가 ‘국가유산’으로 이름을 탈바꿈했다. 기존의 문화재는 물건을 뜻하기 때문에 사람인 무형유산 전승자는 담아낼 수 없었다. 기자는 ‘사람’이 전하는 무형문화의 매력을 알아보고자 <2024 서울 무형문화 축제>에 다녀왔다.
축제는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렸다. 정문으로 들어가자 마치 조선시대 같은 예스러운 풍경이 기자를 반겼다. 축제는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었다. 무형문화 체험 부스, 전통 놀이 체험 부스, 천우각 광장 앞에서 벌어진 택견 대회가 그 주인공이었다.
가장 먼저 서울시무형유산 제37호로 지정된 ‘옥장’을 체험했다. 옥장은 옥을 활용해 장신구를 제작하는 것이다. 기자는직접 명주실로 된 실톱으로 옥을 갈아봤다. 그러자 서걱서걱 소리가 나며 흠집이 생겼다.
다음으로 체험해본 것은 서울시무형유산 제7호로 지정된 ‘장안편사놀이’였다. 기자에게 주어진 화살은 세 발. 20m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화살에 안전 실리콘을 끼우고 활시위를 당겼다. 처음엔 과녁 근처로 화살이 가지 않아 당황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화살을 과녁에 조준한 뒤 힘차게 활을 쐈다. 그 결과 마지막 화살은 과녁에 맞출 수 있었다. 기자에게 활쏘기를 가르쳐 준 공윤식(65) 장인은 “장안편사놀이는 활을 쏘면 지화자를 불러준다. 스포츠와 음악이 함께 하는 무형유산인 것이다”라고 말하며 장안편사놀이만의 매력을 말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대가 함께 했던 택견대회도 일품이었다. 기자는 택견이라 하면 단순히 ‘이크에크’라는추임새만 떠올렸다. 하지만 직접 본 택견 무술은 생각보다 훨씬 화려하고 섬세했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동작들이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전통 놀이 체험에선 ▶버나놀이 ▶비석치기 ▶소 코뚜레 던지기 ▶떡 찧기 체험 등 이젠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축제를 즐긴 정지애(33)씨는 “시티투어 중 축제에 참여하게 됐다. 장안편사놀이 같은 옛 문화를 체험하니아이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축제 참여 소감을 밝혔다.
무형문화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승돼 왔다. 그래서 ‘체험’이 가능하다. 이는 무형문화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다. 서울시 문화유산보존과 이준봉 팀장은 “유산 보유자들이 자신이 지키고 있는 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면 그들이 모르고 있던 유산의 가치를 알릴 수 있다”며 축제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시민들이 유산의 가치에 관심을 둔다면 전통 계승이더욱 원활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가경·한지수 기자 dkdds@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