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⑰부처님
가상인터뷰 ⑰부처님
  • 박혜림 기자
  • 승인 2013.05.15 18:52
  • 호수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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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팬, 당신이 바로 부처

▲이번 주 (설상)가상 인터뷰에는 곧 탄신일인 석가모니 부처(BC 563? ~ BC 483?)를 어렵게 모셨습니다. (법당에 들어서 문 입구에서 상단의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반배를 올린다. 향을 사르고 촛불을 켠 후,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제자리에 앉는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우선 미리 생신 축하드립니다.

=허허. 한두 번 맞는 생일도 아닌데 이것 참 쑥스럽구만. 반갑수다!


▲혹시 요즘 자비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한화의 김응룡 야구감독을 아세요? 그 팀은 부처님 얼굴을 본 따 만든 가면에 목탁까지 준비해 도 닦듯이 응원을 한다는데….

=13연패를 하고도 그렇게 담담할 수 있는 거 보면 그 자도 보통내기가 아니야. 무엇보다 그 팀을 지지하는 팬들은 진정한 부처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네. 13연패를 너그러이 받아줄 수 있는 마음은 아무데서나 나올 수 있는 자세가 아닐세. 마음을 비우고 본래의 청정한 마음을 되찾는 것을 강조하는 공(空)사상을 몸소 실천한 게지. 허허, 장난일세.


▲하하. 그렇다면 공(空)사상에 입각하여 청정한 본래의 마음상태에서 윤리적 행위를 하면 복덕을 받을 수 있다던데 한화도 언젠간 볕 뜰 날이 올까요?

=박 기자가 얘기했듯 완연히 비운상태에서 윤리적 행위가 전제 돼야만 하네. 한화에서 류현진의 이적료 2천5백73만달러, 즉 약 277억을 언제 푸느냐, 어떻게 푸느냐에 달린 게 아닐까 싶네만. 허허.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예전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예수님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시 이를 의식하고 계신 건 아닌가요?

=불교에서는 예전부터 조화를 강조했지. 불교예술의 극치라고 불리는 석굴암에서도 조화, 균형을 엿볼 수 있다네. 이처럼 불교는 조화를 위해 모두를 사랑하고 받아들인다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아멘.


▲아멘. 하하. 자, 그럼 이쯤에서 자비로운 부처님께 하나 여쭤보고 싶네요. 부처님에게 채식이란?

=이거 많이들 오해하고 있는데 사실 난 채식주의자가 아닐세. 걸식으로 식사를 해결했어. 아, 걸신들리듯 식사하는 모습의 줄임말이 아니라네. 하하. 요즘은 아무 단어나 줄이던데. 얼마 전엔 버카충을….


▲그래서 걸식은 어떤 의미인가요?

=아, 잠시 요점을 빗나갔군. 오랜만에 입을 뗐더니. 허허. 걸식이란 밥을 얻을 때 가리지 않고 주는 대로 얻어먹는 걸 의미하지. 물론 생명을 직접 죽이거나 다른 사람에게 죽이라고 시켜서 먹는 음식은 금지되어 있다네. 이걸로 오해가 풀렸으려나? 이제 좀 눈치안보고 편하게 밥을 먹겠구만. 


▲이건 몰랐던 사실이네요! 한편 최근에는 혜민 스님이 유명해지면서 현대인들 사이에선 불교에 무지하던 사람들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고 있어요.

=요즘같이 바쁜 세상에 마음까지 바쁘면 어찌 살아가겠나. 그자가 하는 말처럼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한 숨 쉬었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네. 멈추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중요한 것들이 보이는 법.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라도?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이 참 인상 깊더군. 한반도의 축복은 교황이 빌어줬으니 나는 한화에게 축복을….


 박혜림 기자 qgf7027@dankook.ac.kr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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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gf702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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