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그렇게 하나의 삶은 ( )다
비로소 그렇게 하나의 삶은 ( )다
  • 이다경 기자
  • 승인 2023.04.04 11:25
  • 호수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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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문학-최진영『내가 되는 꿈』

※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출판사 현대문학 


출판일 2021.02.25


페이지 p.240


※ 퇴계기념도서관 보유 


※ 율곡기념도서관 보유

 

책의 주인공인 이태희는 수신자의 이름은 같지만, 주소는 다른 편지를 받는다. 편지에는 상사에게 부당한 일을 당한 상황을 원망하면서도 선뜻 털어놓을 수 없는 감정이 가득 차 있었다. 편지의 발신자가 불행하게 느껴진 주인공도 떠밀리듯 외갓집으로 보내버린 부모와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이모를 원망하는 마음을 담아 답신을 보낸다. 그 후 어른이 된 주인공은 어릴 적 자신이 보낸 편지를 받는다.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에는 알고 싶어 근질근질한 것들이 있었다. 왜 어른들이 말해주지 않는 것들이 있는지, 왜 어른에게 마음을 털어놓으라고 하면서 어른들의 속마음은 알 수 없는 건지 궁금했다. 부모가 ‘나’를 만나기 이전의 삶은 어땠는지 등 그때의 삶에는 궁금한 것들이 가득했다.

 

“아무도 내가 될 수 없고 나도 남이 될 수 없다. 내가 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자칫하면 나조차 될 수 없다.” p.99

 

하지만 자라보면 그렇게 궁금했던 것의 답을 알게 된다. 차라리 모르면 나았겠다 싶은 마음이 든다는 사실을 안다. 그때부터는 어른의 중압감도, 부당한 일은 되도록 조용히 묻어야 한다는 사실도, 초라한 자신을 숨기고 싶은 마음이 그토록 힘든 것인지도 안다. 모든 걸 덜어내고 싶다. 이제는 빼고 싶은 것들이 가득하다.

 

이 책에서 어린 이태희와 어른 이태희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그 시절을 공유한다. 더하고 싶은 마음과 빼고 싶은 마음을 글자에 담아 나눈다. 그렇게 꾹꾹 참아 넘기고, 묻어두며 외면했던 상처의 근원과 마주한다. 그 시절의 상처는 ‘불편하게 느껴야만 하는 것’이었고, 참고 넘기려고 했던 일들은 ‘부당하거나 괴로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삶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제 그 시절의 상처를 마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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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krud987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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