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iting하는 청년은 청년이 아니다 
Waiting하는 청년은 청년이 아니다 
  • 송주연 편집장
  • 승인 2024.03.05 14:30
  • 호수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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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을 줄이면, 성과도 준다.” 너무나도 명확한 명제가 있다. “지원 예산을 늘린다고 성과 늘까?”라는 의문은 참과 거짓이 분명하지 않은 명제일지도 모르지만, 전자는 확실하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2월 20일 “알앤디 예산 삭감은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에게 견딜 수 없는 한계점이 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고 글을 게재했다. 정부 통계상으로 연구개발 예산은 1992년 이후 33년 만의 삭감이다. 즉, 우리가 IMF 시절에도 깎지 않았던 연구개발 예산을 줄인 것이다. 기초 과학 연구는 성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가 힘들다. 연구와 실패가 쌓여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할 결과를 조금씩, 혹은 급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게 기초 과학이다. 

 

그렇기에 기초 과학 예산 삭감은 누군가에겐 매력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33년 만의 삭감에 과학계는 불사를 마다않고 있다. 지난 2월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 수여식에서 축사를 하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항의한 졸업생이 대통령실 경호원들에게 강제로 끌려 나갔다. 실로 숨이 막히는 행태였다. 지금 우리 사회는 청년들을 ‘Waiting’ 하게 만들고 있다. R&D 과제비는 대학원생의 학위 취득 기간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22일 발표된 ‘2023년 카이스트 연구환경실태조사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R&D 과제비를 받는 경우, 학위 취득 기간이 길어지는 사례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제적 지원 수준이 높을수록 학위 취득 기간이 길어지는 사례도 적었다. 반대로 말하면 연구비를 받지 못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적어질 경우, 졸업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예산 삭감은 우리의 청년들이 마냥 앉아서 기다리게 만들고 있다. 이공계 대학원생을 위한 장학금을 늘리겠다고 말했으나, 이미 뺏었다 주는 떡이 무슨 의미가 있나. 

 

 

송주연 편집장 zooyeo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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