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칼럼] 일단 부딪쳐라!
[동문칼럼] 일단 부딪쳐라!
  • 정영순(경영·08졸) 동문
  • 승인 2008.10.07 00:35
  • 호수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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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칼럼을 제의 받고는 상당히 고민했다. 어떤 글을 적을까를 한참 생각하다 내가 학창시절동안 걸어온 길을 거꾸로 따라 걸어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대학생이란 타이틀을 얻고는 마냥 신났던 것만 같다. 입학하자마자, 엠티, 축제, 체육대회, 과 생활과 선후배, 이런 것이 대학 생활이다 싶어, 흠뻑 빠져 만끽할 때쯤에 어느새 2학년, 3학년이 빠르게 돼버리고, 누구에게나 선배가 되어 버리더니, 그것도 잠깐. 빠르게 흐르는 시간을 알아채기도 전에 사회에 내던져진, 지금은 졸업을 해버린, 나는 졸업생이다. 매년 신입생을 맞이할 때의 그 묘했던 기분은 무심하게도 세월을 타고 흘러 흘러 무어라고 형언하기 어려운 아쉬움으로 변해버렸다. 지겹게 들었던 "학생 때가 제일 좋다"라는 말, 진부하지만 정답이다. 정말.

한번은 개강 첫 주에 일본으로 훌쩍 여행을 갔다 온 적이 있다. 개강이란 부담감과 해방감이 합쳐져 묘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오히려 그래서 더 기억 속에 오래 자리 잡고 있다. 그때 생각에는 ‘어차피 한 개인이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일단 한 번 부딪혀보자’라는 생각이 나를 움직였던 것 같다. 나처럼, 개강 첫 주에 훌쩍 여행을 떠나도 후회할 것 같다면 하지 말아라. 막무가내 여행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내 인생에서 더 많은 것을 가져올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모를 일이지 않나.

대신에 선택에 따른 책임은 반드시 자기가 져야한다. 책임회피와 자기합리화는 인생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 가치관을 어디에 두는지, 어떤 선택을 하는지, 또 이미 지나온 길은 다시 돌아보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판단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남의 이야기를 내 틀에 맞추지 말아라. 그리고 몸으로 부딪쳐라. 생각만 하고 있지 말고, 일단 부딪쳐보라. 일을 하다보면, 좋은 쪽으로 만들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시작한 일만 끝까지 마무리 지으려고만 하면, 안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얻을 수 있다. 그것이 경험이든, 노력이든, 도전이든 말이다. 어차피 상황은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그때 그때 최선을 다 하자는 이야기다.

어떤 면에서 지금의 대학은 전문 직업인 양성소와 같다. 사회에서는 많은 능력을 가진 인재를 할 수 있는 한 가장 싼 값에 쓰려고 한다. 나는 대학이 전공 같은 제도적 틀 보다도 대학 생활 이 자체가 더욱 많은 다양성과 가능성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찾아보면 학교 안에서 찾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소재들이 많다. 틀 안에 갇히지 말고 찾으려고만 하면 많은 정도들이 나오니,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라는 생각을 갖고 움직이길 바란다. 남들과 다른 경쟁력은 바로 이런 것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처럼 고등학교까지 상당히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교육을 받는 곳에서 대학을 입학할 때의 모습이란 대부분 비슷하다. 설령 내신 성적이나 수능 성적에 우열의 차이는 있겠지만 남보다 탁월한 수재나 천재가 아닌 이상, 서로 고만고만하여 기껏해야 ‘도토리 키 재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학 4년의 생활, 남학생의 경우는 때에 따라 군대를 포함해 10년 만에 졸업하는 일도 있겠지만,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서 삶이 크게 좌지우지 되는 것 같다. 요새는 경쟁이 치열하니 일단 대학 생활을 충실히 보내야 한다. 충실한 대학생활은 사회에서는 성실성으로 인정된다.

또,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계속 개발, 투자하기를 바란다. 무한한 가능성을 찾으려면 일단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한다. 경험 속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음을 준다. 지금 내 모습도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에 서있는 나 역시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가능성을 찾고 열기 위해 노력하는 중에 서 있다. 아무리 귀에 박히게 듣던 말이라도 시간이 지나 뒤늦게 무릎을 치며 후회하는 상황 겪지 않고 스스로 깨어 자신만의 후회 없는 대학생활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정영순(경영·08졸) 동문
정영순(경영·08졸) 동문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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