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칼럼]나에게 내일은 없다.
[동문칼럼]나에게 내일은 없다.
  • 김창환 동문
  • 승인 2010.05.19 10:50
  • 호수 12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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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내일은 없다.


“매일 유서를 써라.” 아마도 자주 들었던 매우 식상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매일 유서를 쓰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듯 하다. 이런 얘기를 하면 ‘내가 왜?’, 아니면 ‘내가 무슨 정신병 환자야? 그런걸 왜써?’라고 말할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정신적인 삶의 질 향상에는 매일 유서를 쓰는 것이 꽤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내가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데 내가 만약 5분 후에 죽는다면” 혹은 “나의 삶이 오늘까지라면” 나는 과연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이 물음에 정답은 없다. 나 자신이 정답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 처한 상황, 자라온 환경 등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답이 없으며 내가 생각하는 ‘나’가 정답이 될 것이다. 어쩌면 모범 답안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요즘처럼 복잡한 세상을 살면서 한치 앞을 모르는 게 사람 인생이 되어버린 것이 사실이다. 안타까운 사건 사고가 많은 요즘, 5분만 숨을 멈춰 보아도 그 이후를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되는 것인가? 나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말을 ‘내일은 없으니 오늘 흥청망청 놀자’라는 식으로 오해한다면 어디가서 대학생이라고 말하지도 말라. 시대정신이 필요한 요즘같은 시기에 생각없는 대학생은 진정한 대학생이 아니다.
인생에서의 꽃은 학창시절이라고들 한다. 내가 지금껏 길지 않은 35년 인생을 돌아보면 ‘꽃’은 대학시절이었던 것 같다. 학업에 대한 압박은 고교시절 보다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자유는 훨씬 크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군대라는 것만 없었다면 정말 화려한 꽃이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도 남긴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좌우간 인생의 꽃과 같은 대학시절 그 꽃은 점점 시들어 떨어질 것이 분명 보이는데 나는 그 화려한 꽃과 같은 화려한 시절을 과연 어떻게 보내야 보람되고 알차게 보내는 것이 될까? 라는 물음 정도는 가져야 진정한 대학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 크게 이슈가 되었던 고려대,서울대생들의 대자보 내용처럼 지금의 시대상을 거슬러 진리를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물이 깨끗하면 머리를 감고 물이 더러우면 발을 씻으면되지’라는 생각으로 살 것인가?
대학 시절을 어찌 보내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좀 더 진리를 찾고자 한다면 진정 유서를 매일 써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하루하루 긴장과 초조, 답답함 속에서 살고 있던 내게 스승님은 내게 유서를 쓰라고 하셨다. “사람 인생 어찌 내일을 논하리요? 인간에게 내일이 있는가?” 라며 화두(話頭)를 던지셨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어리석어서 인지 도저히 답을 찾을 순 없었다. ‘유서’라면 왠지 모를 거부감에 스스로 ‘내가 내일 죽는다면 나는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글을 그 고민이 끝나자 마자부터 쓰기 시작했다. 매일. 조금씩 마음을 내려놓게 되었으며 긴장, 초조, 압박감 역시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나 스스로 그것을 느낄 정도로 효과는 좋았다.
육체적인 삶의 질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정신적인 삶의 질이 좋은 것을 따라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만큼 정신적인 삶의 질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생의 꽃인 대학시절을 정말 아름답고 참되게 보내고 싶다면 오늘부터 당장 유서(유서라는 말이 부담스럽거나 거부감이 들면 일기라고 생각해도 좋다)를 써보라. 그 순간부터 정신적인 삶의 질은 물론 앞으로 남은 대학생활 마저 송두리째 바뀔지도 모른다.    

김창환 동문(한문교육·02졸)
(사)깨달음과 나눔 사무국장

김창환 동문
김창환 동문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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