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잃지 않는 총학생회가 되기를
초심을 잃지 않는 총학생회가 되기를
  • 단대신문
  • 승인 2015.09.16 00:13
  • 호수 1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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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의 경우, 해마다 11월이면 차기년도의 학생회를 이끌 총학생회 선거 및 단과대 학생회 선거가 실시된다. 그런데 과거에는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후보자들이 적지 않았던 것 같은데, 최근의 선거 포스터를 보면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가 대부분은 단독 출마이거나 많아야 2개 정도에 불과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즉 학생회장에 출마하는 학생의 수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시대상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세계 경제의 불황이 국내 경기의 침체와 맞물리면서, 청년층의 취업 문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다 보니, 청년층에게 당장 시급한 문제로서 당사자들의 진로 문제가 가장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는데다가, 그간의 학생회 또한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 또한 급감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문제 중에서 첫 번째 문제는 학생회 자체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겠으나, 두 번째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학생회의 위상을 다시 끌어올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다. 이는, 학생회장에 출사표를 던질 때의 초심은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겠지만, 열심히 했음에도 학생들이 알아주지 않다 보니 초심을 잃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우스갯말로 총학생회장 한 번 하면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곤 하였는데, 요즘에는 총학생회장을 지내고 나면 차를 바꾼다는 말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한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일례로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행사 가운데, 그래도 손으로 꼽을 수 있는 큰 행사로서 봄, 가을에 걸쳐 2번 열리는 축제 및 체육대회 행사에 대해 생각해 보자. 매년 이들 행사를 겪으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행사 때마다 고액의 출연료를 지불해야 하는 낭비성 공연이 왜 매번 반복되느냐는 것이다. 소위 지성의 전당이라고 하는 대학에서의 행사에 높은 몸값의 가수들이 왜 필요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유명 가수 1명의 출연료를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환원한다면, 학생들의 반응 및 참여도가 지금보다 고조될 것임을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백 번 양보하여 행사의 분위기를 위해 가수가 꼭 필요하다고 치자. 그렇다면 실력은 유명 가수에 못지않음에도 몸값이 저렴한 가수들 또한 얼마든지 섭외할 수 있을 터인데, 매 학기마다 열리는 행사를 보면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다. 사정이 이와 같으니 학생회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이 고울 턱이 없는 것이다.


요컨대, 학생회장에 출마하려는 사람이라면, 학생들에게 봉사도 하면서 나름대로 조직을 이끄는 경험을 하고자 출마를 결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여겨지지만, 세상을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초지일관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일진대, 이번 9월 15일 우리 학교 총학생회가 학교 본관 앞에서 재학생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고 하니, 이번 기회를  우리 학교 총학생회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로 삼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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