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졸업논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사설 - 졸업논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 <취재부>
  • 승인 2003.11.25 00:20
  • 호수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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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졸업논문제도가 본래의 의미를 벗어나 점점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대학이 실시하는 졸업논문제도는 대학교육의 내적 충실화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학생들에게는 대학의 졸업조건을 강화하여 학업의욕을 고취시키며, 학구적인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크게 일조해왔다. 그야말로 대학의 졸업논문은 학사학위 취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되며, 4년 동안의 대학생활을 마무리 짓는 최종 관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학 내 졸업논문제도가 이런 의미를 상실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졸업논문보다 취업을 최우선으로 지향하는 대학들마저 생겨났다. 경희대 호텔관광학부의 경우 학교에서 주관하는 인턴십을 마친 학생이 인턴십 보고서를 제출하면 이를 졸업논문으로 대체해 주거나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사례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졸업논문제에 대한 문제점은 너무 형식적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의례적인 통과로 이어지는 게 또한 현실이다. 재학생들마저 졸업논문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어떤 재학생은 논문을 그대로 베껴서 내거나 심지어는 복사본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졸업논문의 수준은 과거에 비해 질적으로 한참이나 낮아졌다는 게 졸업논문을 심사하는 교수들의 이구동성이다.
졸업논문제도는 대학 생활의 최종 관문이다. 외국에서는 졸업논문제도에 대해 엄격한 심사 규정을 도입해 논문 수준이 대학이 요구하는 기대치에 이르지 못할 때 과감히 탈락을 시킨다. 단지 졸업논문이 통과하지 못해 학교를 더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국내 대학의 실정은 사뭇 다르다. 졸업 논문을 제출만 하면 탈락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이제 국내 대학들의 졸업논문제도는 현실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형식적인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해당 전공에 맞는 제도로 조속히 탈바꿈하여만 한다. 그것이 졸업논문제도의 질적 향상을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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