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빛깔 비색청자<翡色靑瓷>, 세계 명품으로 빚어낸다
천년의 빛깔 비색청자<翡色靑瓷>, 세계 명품으로 빚어낸다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8.11.17 18:26
  • 호수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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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등 대응투자 포함 총 68억원 규모로 단일과제 최대 규모
총괄책임자 박종훈(도예)교수, “청자의 고장 강진군 있어 든든”

지난 10일, 우리대학에 ‘낭보 한통’이 날아들었다. 지식경제부로부터 우리대학이 50억원 규모의 과제를 수행하는 대학으로 최종 선정되었다는 내용이었다. 5년간 정부출연 50억원, 지방자치단체 8억7천만원, 우리대학과 요업기술원이 9억3천만원의 대응투자를 포함하면 총 과제 규모는 68억원에 달하는 대형과제였다. 지경부로서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했고, 우리대학으로서도 처음 수행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 우리대학 강진도예연구소에서 빚은 청자 병
총괄책임자인 도예연구소장 박종훈 교수는 “고려 비색청자의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 강진군이 있어 가능했고, 특히 우리 강진도예연구소에 청자의 세계화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황주홍 군수(재선)의 공이 크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황 군수도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돼 청자도시로서의 위상 강화는 물론 이미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한 강진청자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며 단국대와 함께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관련 인터뷰 3면>

우리대학이 5년간 수행하게 될 프로젝트는 ‘청자의 기술개발 및 세계적 명품화를 위한 공동연구 기반구축’. 이를 위해 우리대학은 공동수행기관인 요업기술원과 3단계의 추진전략으로 청자의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적 명품화를 이룬다는 방침이다. 먼저 1단계 사업에서는 제품생산을 위한 원료와 소재 시험 생산을 목표로 하고 2단계 (2012년) 는 제품 분석 평가를 위한 시험 분석 및 비색의 발현을 위한 장비구축을 마지막으로 (2013년) 제품 업그레이드를 위한 장비구축을 하여 청자의 명품화를 꾀하고 이후에는 장비 대여 및 기술이전을 통하여 자립화를 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총 사업비의 70%를 장비구축 사업에, 25%를 기술구축사업에 투자하게 된다. 박 교수는 “현재 비색청자의 원료 및 소재(흙, 유약)의 기반 구축이 되어있지 않아 이번 사업의 70%는 원료 및 소재, 비색분석 장비구축에 투입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원료·소재 생산의 기반을 구축해 명품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군의 민·관요와 우리대학 도예연구소에서 빚어내고 있는 강진청자는 이미 세계적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 강진도예연구소의 보울(정호진 연구원 작)
인류의 모든 지식문화와 관련된 귀중한 물품들을 보존해 오고 있는 미국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강진청자 3점이 영구 보존 되어있으며, 2005년 APEC에 참석한 21개국 정상들에게 증정 된 선물도 강진청자였다. 아울러 내년에는 외교통상부의 제안과 지원으로 유럽 9개국 10개 도시에서 강진청자 문화제를 연다. 특히 세계 명품청자의 브랜드 중 하나인 로얄 코펜하겐을 보유하고 있는 북구 3개국(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에서는 수교 50주년 기념행사의 대표행사로 개최돼 강진청자가 새롭게 조망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진청자가 이처럼 세계 속으로 자리매김에 나설 수 있었던 바탕에는 고려청자의 유래지 강진군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강진군은 우리나라의 현존하는 옛 가마터 400여 기 중 50%가 위치해 있고, 국보급·보물급 청자의 80%가 강진에서 빚어낸 것이다. 또한 1997년엔 청자 475점을 전시한 강진 청자발물관을 개관했고, 그보다 앞서 강진청자문화제를 개최해 올해로 14회째에 이르는 등 천년의 비색을 간직한 청자의 향기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 도예연구소는 하계·동계방학에 청자특강을 연다. 올 여름, 7회를 맞이한 이 ㅣ특강은 전통도자와 청자에 관심있는 전국의 도예가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2005년, 우리대학을 파트너로 70억원을 들여 우리대학 도예연구소를 유치해 학문적, 이론적 토대를 마련해 전문가들로부터 고려청자를 완벽히 복원해 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강진군은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내년 청자매출을 300억원대로 계획하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 수행과 오는 12월 2일 정부로부터 ‘강진 고려청자 문화도시특구’ 지정을 앞두고 있어 ‘청자수도’로서의 위상이 한층 강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도자관련 국내 산업규모는 약 1천억원의 수입에 300억의 수출로 무역 수지적자는 700억에 달하고 있다. 세계시장 규모는 50조원(2001년 기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세계 4대 청자(로얄코펜하겐, 경덕진청자, 노리다께)로 꼽히는 고려청자는 충분조건은 갖추고 있지만 필요조건이 부족해 명품 브랜드로 탈바꿈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이번 프로젝트가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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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ar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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